가운데 작은 꽃들이 수정된 뒤에는 이 헛꽃의 역할이 끝나고, 바람에 흩날리듯 조용히 떨어집니다.
백당나무를 개량해 만든 불두화 는 대부분 헛꽃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그래서 꽃이 지면 다음 세대를 남기지 못하고, 그 아름다운 순간만 우리에게 선물하고 떠납니다.
5월 초 눈처럼 환하게 피었던 백당나무와 불두화. 이제는 꽃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흰 꽃잎이 눈발처럼 흩어집니다.
청화쑥부쟁이 잎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헛꽃 한 장이 계절의 흐름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백당나무와 불두화, 덜꿩나무와 설구화, 오데마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 했지만 때를 놓쳤습니다.
하지만 열매를 맺어 다음 생명을 이어가는 백당나무와 덜꿩나무의 열매는 어떻게 맺을지...
가을을 기대하며 꽃들에게 “미안해. 그리고 내년에 다시 만나자.” 하고 인사를 건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