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토종수목원에 들어서면 은은한 향기가 먼저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오래 기다린 인사를 건네는 듯합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꽃잎의 결이 모두 다릅니다.
겹겹이 포개진 국화는 풍성한 미소로 가을을 품고,
홑꽃은 맑고 단정한 빛으로 바람을 맞습니다.
그 사이 반겹꽃은 두 세계를 잇는 듯, 담백하면서도 은근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토종수목원의 국화들은 화려함보다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길보다 자연의 리듬을 따라 피고 지는 이 꽃들은
오래도록 이어온 우리 땅의 생명력과 인내를 닮았습니다.
꽃 사이를 거닐다 보면,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고, 마음 한켠이 환하게 밝혀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저 잠시 멈춰 서서, 한 송이 국화를 바라보는 일만으로도
이 계절이 얼마나 깊고 고운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토종수목원은 오늘도 그렇게
자연이 들려주는 가을의 마지막 노래를 조용히 품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