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과 연구소를 배경으로 활짝 핀 해바라기
저녁 무렵 찍은 해바라기
자세히 들여다본 해바라기 진짜 꽃 오늘의 식물 오늘의 식물은 해바라기(학명 : Helianthus annuus)입니다. 국화목(Asterales) 국화과(Asteraceae) 해바라기속(Helianthus)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이고요.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식물로 지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수목원 곳곳에 심어져 있는데, 유독 명자모란뜰에 있는 해바라기에 눈이 갔고, 지난 주부터 신화꽃밭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오늘 해바라기 앞에 서서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가 꽃잎이라고 생각했던 노란 부분 안쪽으로 아주 작은 꽃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습니다. ‘이게 정말 꽃 한 송이일까?’ 궁금해서 더 알아보니, 우리가 해바라기 한 송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꽃처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가장자리의 노란 꽃잎처럼 보이는 것도 하나하나가 꽃이고, 가운데 갈색 부분에도 작은 꽃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모습입니다. 우리 수목원에 있는 구절초도 그렇고, 얼마 전 소개했던 백일홍도 그렇습니다. 커다란 꽃 한 송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모두 국화과 식물이거든요. 작은 꽃들이 모여 마치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이런 모습을 ‘머리모양꽃차례’라고 합니다. 해바라기라는 이름도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해를 바라보는 꽃, 참 쉽게 지은 이름 같습니다. 그런데 학명인 Helianthus도 그리스어로 태양을 뜻하는 ‘helios’와 꽃을 뜻하는 ‘anthos’가 합쳐진 말로 ‘태양의 꽃’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서양 사람들도 이 꽃을 보며 해를 떠올렸나 봅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해바라기는 정말 하루 종일 해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관련 이야기 해바라기는 정말 해를 따라다닐까? 아침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면 어린 해바라기도 동쪽을 바라봅니다. 해가 하늘을 지나 서쪽으로 움직이면 해바라기도 천천히 방향을 바꾸어 저녁에는 서쪽을 바라봅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던 해바라기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해가 지고 나면 어떻게 할까요? 신기하게도 밤이 되면 해바라기는 천천히 다시 동쪽으로 돌아옵니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떠오를 곳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더 알아보니 해바라기에게도 하루의 시간을 느끼는 ‘생체시계’가 있었습니다. 어린 해바라기가 자라는 동안 낮에는 줄기의 한쪽이 더 자라고, 밤에는 반대쪽이 더 자라면서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렇게 낮에는 해를 따라가고 밤에는 다시 동쪽으로 돌아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에도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수목원에서 만나는 활짝 핀 해바라기도 하루 종일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해바라기가 다 자라 꽃을 활짝 피울 무렵이면 줄기의 성장이 느려지면서 해를 따라 움직이는 일도 멈춥니다. 그리고 대부분 아침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바라본 채 머뭅니다. 왜 하필 동쪽일까요? 아침 햇빛을 먼저 받은 꽃은 조금 더 일찍 따뜻해집니다. 따뜻해진 해바라기에는 아침부터 벌과 같은 꽃가루받이 곤충들이 찾아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동쪽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에 아침 일찍 더 많은 벌이 찾아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해바라기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해바라기는 평생 해만 쫓아다니는 꽃이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는 해를 따라 움직이며 자라고, 꽃을 피울 만큼 자라면 움직임을 멈추고 아침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바라봅니다. 내일 아침에는 수목원의 해바라기가 정말 어느 쪽을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