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자 봄동산에 반가운 꽃이 피었습니다.
여러 구절초 가운데 백두산구절초가 가장 먼저 꽃을 피웠습니다.
고운 분홍빛과 흰빛이 한 꽃 안에서 어우러집니다.
아직 한낮의 햇살에는 여름 기운이 남아 있는데, 꽃은 벌써 가을이 왔다고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아,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구나.”
반가운 마음으로 백두동산에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그렇게 소담스럽게 자라던 백두산구절초가 거의 사라지고 몇 포기 남지 않았습니다.
무더웠던 여름을 견디지 못한 걸까요?
비가 많이 내렸던 날, 뿌리가 너무 습했던 것은 아닐까요?
봄동산에서 활짝 핀 꽃을 만나 기뻤던 마음과 백두동산에서 빈자리를 바라보는 아쉬움이 하루 사이에 함께 찾아왔습니다.
제가 키우는 백두산구절초는 Chrysanthemum zawadskii var. latilobum이라는 이름으로 들여와 키우고 있습니다.
국화목(Asterales) 국화과(Asteraceae) 국화속(Chrysanthemum)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구절초는 땅속줄기를 옆으로 뻗으며 해마다 다시 싹을 올리고, 가을이면 줄기 끝에 흰색이나 연분홍색 꽃을 피웁니다. 산지의 양지바른 숲 가장자리와 바위가 있는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우리 가을을 대표하는 꽃 가운데 하나입니다.
‘구절초(九折草)’라는 이름에도 가을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옛사람들은 음력 9월 9일 무렵 구절초를 꺾어 이용했다고 전합니다. 그래서 구절초를 ‘구일초(九日草)’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