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는 말 춘향전을 읽어보면 그 시작이 단오날 아침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몽룡이 아주 따분해하면서 어디 놀러가려고 방자한테 남원의 명승지를 묻는 것으로부터 춘향전은 시작되지요. 왜 그 시간적 배경이 하필 단오일까요? 지금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옛날 사람들이라면 아주 쉽게 알 수 것입니다. 단오는 사람들이 모여서 신나게 노는 날이고, 사회적으로 매우 들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도령이 답답함을 느낀 것에 대한 공감은 당시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5월 5일은 양의 날, 즉 남성적 에너지가 넘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이팔청춘 이몽룡이 넘치는 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집밖으로 나오려는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적절한 극적 장치였습니다. 춘향전은 이렇게 공유된 문화심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의 고전이 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