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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
글 쓴 이 : 서영자 | 게 시 일: 2009년 02월 09일 | 조회 : 25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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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옛날 아주 먼 옛날, 하늘에 깜깜한 까막나라가 있었습니다. “나라가 온통 깜깜하니 다스릴 수가 없구나.” 까막나라 임금님은 답답했습니다. “누가 불을 구해 올 수만 있다면…….” 그러나 어느 누구도 불을 가져오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까막나라에는 용감한 개가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한 마리가 임금님 앞에 나섰습니다. “임금님, 제가 불을 찾아오겠습니다. 저를 보내 주십시오.” “오, 그게 정말이냐? 네가 불을 가져온다면 큰 상을 내리리라.” 임금님은 그 개 이름을 불개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불개는 번개처럼 북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불아, 불아, 어디 있니? 우리 나라 까막나라 환하게 밝여다오.” “불개야, 네 노래가 내 마음을 울리는구나.” 잔잔한 물 위로 현무가 나타났습니다. “환한 빛은 해와 달에서 나오는 거란다. 그러나 새겨 두어라. 참다운 빛은 마음 속에 있는 거란다.” 현무는 해와 달이 있는 곳을 자세히 일러 주었습니다. 불개는 동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아, 해로구나! 조금만 더 날아오르자.” 그때였습니다. “어떤 놈이 감히 해를 넘보는 거냐?” 청룡이 훅 하는 소리를 내며 뜨거운 불을 내뿜었습니다. 하지만, 불개는 쏜살같이 뛰어올라 불을 몽땅 빨아들였습니다. 청룡은 놀라서 달아났습니다. “이까짓 해쯤이야.” 불개는 와락 달려들어 해를 꽉 물었습니다. “앗, 뜨거워!” 손발은 오그라들고 뱃속은 타 들어갔습니다. 불꽃은 불개의 온몸을 황금빛으로 휘감았습니다. 불개는 입에 물었던 해를 뱉어 내고 나동그라졌습니다. 정신을 차린 불개가 바위산을 지날 때입니다. “불쌍도 하지. 그 몸으로 달을 가지러 가다니……” 불개는 깜짝 놀라서 두리번거렸습니다. 높은 바위산에 목이 긴 새가 앉아 있었습니다. “나도 달 가까이 갔다가 죽을 뻔했지.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안 돼! 난 달을 꼭 가지고 가야 해.” 불개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이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오느냐? 썩 돌아가지 못 할까?” 달을 지키는 백호가 으르렁거렸습니다. 그리고 세찬 입바람을 불어댔습니다. 퍼렇고 차가운 구름이 회오리쳤습니다. 불개는 몸을 허우적거렸습니다. “으하하하……” 백호가 웃는 소리에 불개는 정신을 바짝 차렸습니다. ‘난 꼭 달을 가져가야 해!’ 백호가 다시 입바람을 불려 할 때입니다. 느닷없이 불개가 화살같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아니, 저럴 수가!” 백호는 혀를 내둘렀습니다. 달은 얼음덩이처럼 차갑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불개는 둘러보지도 않고 와락 달려들었습니다. “앗, 차거워!” 잇몸이 얼어붙고 이빨이 시려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해 보자.’ 불개는 힘껏 달을 물었습니다. 퍼렇고 찬 기운이 온몸에 퍼졌습니다. 온몸이 빳빳하게 얼어붙었습니다. 불개는 해도 달도 없이 그만 까막나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몸에는 빛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불개는 임금님 앞에 이르러 퍽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몸부림을 치며 푸르고 붉은 불덩이를 토해 냈습니다. 궁궐이 갑자기 환해지자, 신하들은 놀라서 벌벌 떨었습니다. “임금님, 저 개 몸에서 나는 이상한 빛을 보십시오. 빨리 없애지 않으면 무서운 일을 당할 것입니다.” 임금님도 퍼런 몸에 붉은 빛을 내는 불개가 두려웠습니다. 불개에게 상을 준다는 약속은 까맣게 잊었습니다. 불개는 쇠줄에 꽁꽁 묶인 채 궁궐 밖으로 들려 나갔습니다. 신하들은 불개를 낭떠러지 아래로 던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불개가 토해 낸 불덩이도 꺼지고 말았습니다. “불개야, 불개야……” 임금님이 애타게 소리쳤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남쪽에서 오색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습니다. 멀리서 학들이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주작이 큰 날개를 펴고 날아왔습니다. 주작은 부리로 날개를 묶고 있는 쇠줄을 끊었습니다. 학들은 떨어지는 불개를 구름에 태워 힘차게 날아갔습니다. 멀리 바다 위로 눈부신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아, 해다. 밝은 나라야!” 불개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 불개는 황금빛을 띤 황삽사리와 검푸른 빛을 띤 청삽사리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이 삽사리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개가 되었습니다.
<출처 :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정승각, 통나무 출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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