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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일제고사(진단평가) 공개질의서-교육부
  글 쓴 이 :   김수동 회원정보 및 메시지 보내기  게 시 일:    2008년 03월 19일 조회 : 52 건 추천 : 0 건
 

전국 일제 고사 실시에 대한 공개 질의서

(교육과학기술부)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일제고사가 폐지된 지 10년 만에 전국 초․중․고교에서 동시에 일제고사가 부활하였습니다.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진단평가를, 고등학교에서는 학력평가를 각기 6일, 11일, 12일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루었습니다.

새 학년 시작으로 새로운 친구, 선생님과 친해지고 새로운 학습을 위한 적응 기간에 일제고사를 치르는 것도 문제인데, 초등학교의 경우 1주일에 무려 3차례나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었고 진단평가용으로 활용하지 말 것을 지시한 교육청도 있었습니다. 서울과 부산·경기 등 일부 교육청은 진단평가의 결과를 공개하고 개인성적표에 학교 및 시·도 내 석차와 석차백분율 등을 표기하여 공개하였습니다. 또 평가 문항 제출 주관기관이었던 서울시 교육청은 서울지역 학생들에게 3차례나 모의고사를 보았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3월 초에 전국적으로 시행된 진단평가는 진단평가가 아니라 전국 학력 비교를 통해 학생과 학교, 교사간 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국가수준의 일제식 진단평가 실시가 과연 교육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더구나 10여년 전 많은 논란 끝에 폐지된 일제고사를 부활하려고 하면 그에 합당한 사회적 토론과 논의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설명이나 토론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몇 가지 질의를 드립니다.


1.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히고 있듯 진단평가는 교과학습 성취수준 파악, 부진학생 선별 및 기초학력 책임지도를 위해 교사가 학생의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초등학교 진단평가의 경우를 보면,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진단평가 도구 개발을 목적으로 표집으로 계획하였고, 청주시의 경우 3개 초등학교만이 표집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충북의 많은 초등학교에서 11일 동시에 치루어진 진단평가에 대해 채점도 하지 않은 채 밀봉하여 5월에 채점하고 분석한다고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이 평가를 진단평가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진단평가가 맞는지, 진단평가 실시의 목적이 무엇인지 답변해 주십시오. 또한 진단평가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전국일제고사를 실시한 것은 전국 서열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지 답변해주십시오.


2. 

충북의 많은 초등학교에서 3월 2주, 1주일 동안 2번에서 많게는 3번에 걸친 일제고사가 실시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것이 새 학년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교육환경으로 적합한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3. 

서울시 교육청의 3차례 예상문제 배포에서 보듯 교사와 학생, 학교와 교육청간의 경쟁이 강화될 것입니다. 학급 담임에게 학년, 학급에 적합한 교육과정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역수준 교육과정, 학급교육과정을 구성, 운영, 평가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있음에도, 전국 단위 평가를 일제히 실시함으로 인해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적 운영, 교사의 교수 및 평가에 대한 자율권이 침해되었습니다. 교육당국이 전국 일제고사를 실시하는 것이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 평가권을 부정하는 행위가 아닌지 말씀해주십시오.


4. 

서울, 경기 지역에서 개인성적표에 학교 및 시·도 내 석차와 석차백분율 등을 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린 시기부터 과열경쟁으로 인해 성장발달에 꼭 필요한 학습 및 건강권에 심각한 침해가 예상되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역시 증가할 것입니다. 개인의 학습 준비단계나 성취 수준을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학교 및 시도 내 석차를 공개하는 것이 어떤 교육적 가치를 가지는 것인지,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5. 

미래사회의 학교 교육과정은 지식 전달보다는 학생들이 향후 직면하게 될 삶에 적절히 대처하는 데 필요한 핵심역량의 함양이라는 통합 교육적 차원(수평적, 수직적, 학문적 통합)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UN 어린이 청소년 권리 선언문 제29조에서도 “교육을 받는 것은 어린이가 가진 사람됨, 재능,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맘껏 개발하기 위해서이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4지선다, 5지 선다형 시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단편적 지식교육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도 어떤 사실에 대해 기억하고 있느냐, 아니냐를 확인하는 것으로 이러한 평가 방식(전국 일제고사, 지식중심의 문항 등)이 학생들의 창의성 교육과 인성 및 내면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창의력 신장과 인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한 이러한 진단평가가 학생의 성장 발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설명을 바랍니다. 

6. 

이미 진행된 3월 6일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 실시에서 “1. 담임교사는 칠판에 재적생/응시인원을 표기할 때 운동부 및 도움반 학생들을 제외한 재적생 수를 기입 할 것, 2. 감독교사는 답안지 봉투에 운동부 및 도움반 학생이 제외된 재적생 수를 표기하고 해당 학생의 답안지는 폐기할 것.” 을 지시한 사례가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교육부가 장애․비장애 통합교육을 이야기하면서도 장애학생의 존재를 부정하고 배제하는 것입니다. 장애학생과 부모는 평생 씻지 못할 고통과 상처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행위가 교육적으로 타당한지 답변해 주십시오.

또한 운동부 선수들의 학력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기에 제외한 것입니까? 그로 인해 운동부 학생과 부모는 평생 상처를 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가 교육적으로 타당한지 답변해주십시오.


따라서 장애학생과 부모는 평생 씻지 못할 고통과 상처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행위가 교육적으로 타당한지 답변해 주십시오.


7. 

5차 교육과정에서 지역화 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후 “교육과정의 대강화”라는 기조로 1990년대 6차 교육과정기 이후 국가수준교육과정-지역수준교육과정-학교수준교육과정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권을 지역과 학교에 위임하며 역할분담체제를 만들어왔으며, 7차 교육과정 역시 지역 및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사회교과의 경우, 학교 특성에 따라서 지역성과 시사성, 학습자의 성장 발달 정도와 사회・문화적 경험을 고려하여 학교 급별로 주안점을 달리하여 구성 운영하도록 하였고, 초등학교 3~4학년의 경우 지역 교과서를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화 교육과정이 점차 중요시되어 왔는데, 전국 공통의 일제식 진단평가에는 그 내용이 반영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역화 교육과정과 국가 단위 일제식 진단평가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8. 

지역화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것은 이를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체성을 가진 통합적이며 전인적 인간상을 구현하고자 함입니다. 교육부에서 그 동안 지역화 교육과정 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지역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사 연수나 예비교사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밝혀주십시오. 또한 신규 교사 발령이나 전보로 새로운 지역에 근무하게 될 때 그 지역에 대한 연수가 이루어지는지, 이루어진다면 어떤 형태로 되고 있는지 밝혀주시고,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며 개선점은 무엇인지 밝혀주십시오.

또한 교육과정의 지역화를 위한 교육부장관의 구상은 무엇입니까?

9. 

사회 양극화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한 문제입니다. 교육에 있어서도 대도시와 농산어촌, 부유한 가정과 빈곤한 가정 간의 학력의 차이는 사회양극화의 단면이자 이를 재생산하는 기제가 되고 있습니다.

2006년 학업성취도 결과를 보더라도 ‘우수학력’ 판정을 받은 학생이 대도시 > 중소도시 > 읍면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기초학력’ 또는 ‘기초미달’로 나타난 학생이 읍면 > 중소도시 > 대도시로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보더라도 지역간 격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통계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은 맞지 않을 정도로 가난한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될 정도이고, 계층간 이동이 멈추고 사회적 양극화가 재생산 및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국 일제고사를 통해 끊임없이 순위를 알려주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좌절을 통해 포기를 강요하는 것이 과연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결국 부모가 지식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사교육을 투입할 수 있느냐에 좌우되는 것으로 가난한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좌절과 고통을 주며,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반인권적, 반교육적 양상입니다.

또한 이로 인해 교사들이 읍면 지역 및 도시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대한 근무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모들 역시 대도시 및 선호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등 이러한 반인권적, 반교육적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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