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대지를 호령하던 시대,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가로지르던 진정한 주인공은 공룡이 아닌 익룡이었습니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한 소형 익룡은 비록 몸집은 작지만 당대 그 어떤 생물보다 정교한 신체 구조를 갖춘 비행 전문가였습니다. 이들은 오늘날의 새처럼 깃털을 이용해 날아오른 것이 아니라, 길게 늘어난 네 번째 손가락과 얇은 날개막을 돛처럼 펼쳐 바람을 탔습니다 중력을 이기고 하늘로 솟구치기 위해 뼈 속이 비어 있는 중공골 구조를 선택함으로써 숲과 하늘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가벼운 몸을 완성했습니다.
이 작은 비행가들은 오늘날의 박쥐처럼 어두운 숲 사이를 민첩하게 누비며 곤충을 사냥하던 날렵한 포식자였습니다. 작은 체구 속에 응축된 정교한 관절과 뛰어난 적응력은 생명이 주어진 환경에 맞춰 얼마나 세밀하고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진화의 증거입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작은 화석 하나에는 수억 년 전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생명의 열망과 경이로운 진화의 대서사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